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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돌아본다

춤추는도새기 2022. 8. 16. 10:50

원래 자금 정리 따위 하지 않고 살았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부부는 그다지 사치를 하는 성격이 아니다. 명품 백, 명품 시계 명품 옷 이런 것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많이들 욜로들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호캉스 한번 쉬이 가지 않는다. 솔직히 우리 부부는 비슷하게 버는 다른 친구 부부들에 비해 소비가 거의 없다. 다른 부부들이 주말에 드라이브하고 외식하고, 아웃렛에서 브랜드 옷을 살 때 우리는 한강을 산책하고, 뚜벅이로 부동산 임장을 가고, 체험단으로 식비를 충당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뭔가 쎄한 느낌이 들어서 한번 가계부를 정리했다. 와... 정리 안 했으면 어떡할 뻔 싶었다. 물론 몇 년 만의 해외여행을 준비하면서 일시불로 결제한 비행기표가 크긴 했지만, 의외로 자잘 자잘하게 많이 나갔더라.

우선 경조사. 물론 경조사를 아예 안 낼 수 없다. 최소한 남이 우리에게 해 준 만큼은 해야한다 생각한다. 거기다가 절친이 결혼하면서 조금 큰맘 먹고 두둑한 축의금을 냈다. 왜 이리 여름날 결혼식과 생일이 많은지.. 그리고 또 하나가 있다면 식비. 사실 식비도 앞에 썼듯이 다양한 체험단을 해서 정작 우리 입에 들어가는 것은 많지 않았는데, 내가 이직을 하면서 가족과 친구들에게 취업 턱을 쏘다 보니 의도치 않게 식비가 올라갔다. 솔직히 사람들 만나봤자 돈만 나가니 만나는 것도 적당히 만냐아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세 번째로는 통신비. 통신비가 사실 좀 많이 슬픈 게, 작년 생일을 맞아 3년 된 낡은 휴대폰을 바꿨는데, 하필이면 비싼 요금제를 결합하여 사다 보니까 나답지 않게 통신비 비중이 커졌다. 솔직히 비싼 요금제를 결합하면서 기기값 자체는 저렴해졌다. 물론 이 폰을 오래 쓰면 된다. 지금 쓰는 걸로 봐선 난 100% 만족하고 있고, 이 폰으로 2년 3년 쓰는 것이 끄떡없을 것 같은데, 가끔 회사 업무 때문에 그런지 다른 폰으로 넘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내 귀에 꽂힌 웨어러블 기기와 팔목에 문신처럼 달린 또 다른 워치를 보면 참아야지 한다. 제발 요금제를 빨리 바꿨으면 좋겠다. 이미 배우자는 저렴한 알뜰 통신사로 바꿨는데, 나도 빨리 약정기간만 채우고 갈아타고 싶다.